목회서신

충성을 가장한 독선

by anonymous posted Jan 3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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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서 열린 교회 성도님들께 문안합니다.

           심리학계의 공식용어로 '슈퍼맨 증후군'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내가 뭐든지 다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증상은 세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발견됩니다. 이 증상에 쉽게 노출되고 걸릴 위험이 높은 군()은 직분자들 입니다. 특히 목회자들이 이 병에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세워진 그 자리 때문입니다. 목회자란 교회 내의 모든 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는 자리 입니다. 전체적인 일에 책임과 의무를 가진 위치이기에 무엇이든지 잘하려고 하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충성이고 성실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열심과 노력이 때론 자신 만이 해야 하고 자신 만이 할 수 있다는 슈퍼맨 증후군에 빠지게 합니다. 그래서 사역이 목회자 혼자 독차지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충성이 잘못되면 독선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일은 비단 목회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교회 내의 직분자들 또한 충성을 가장한 독선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맡겨진 사역에 게으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열심을 품기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 더 잘하기 위한 마음이 성취욕으로 그리고 성공주의에 빠져 독선적이 되고 결국 결과 지향주의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이 결과에 집착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과정 또한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결과는 혼자만의 만족이 아닌 함께 연합함과 함께 기뻐함 입니다.

성경이 교회를 머리인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몸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성도들은 머리를 중심으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함께 의존적 존재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몸의 한 지체가 혼자 전체의 몸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손이 아무리 잘나도 몸에서 분리되면 그것은 몸이 아닌 몸에서 분리된 손에 불과합니다. 또한 손은 몸에 붙어 있을 때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며 손은 손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위해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 내의 성도 한 분 한 분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지 않습니다. 서로를 위해 존재하고 서로를 세우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 내의 사역은 서로 협력함으로 함께 일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저는 열린 교회 목회자로써 맡은 바 일에 충성을 다하되 독선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라기는 열린 교회가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를 세워주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에서 이끄는 자들은 겸손함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섬김으로 일하며 함께 일하는 자들은 순종함과 마음과 힘을 모음으로 일하십시오. 이것이 마땅히 그리스도의 지체된 성도들이 따라야 할 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