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설교로도 많이 들었던 말씀일 것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익숙한 본문에 대하여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치거나 알고 있다는 전제로 깊이 묵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고 들었으며 이해하고 있는 본문에 대한 이해는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라고 말씀하셨다는 문장에 대한 오해입니다. 첫 번째 오류는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되어라 라고 명령형으로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는 점입니다. 이 말씀은 사실에 대한 서술입니다.

        이것이 무엇이 다른가 하는 부분을 생각해 봅시다. 본문을 명령형으로 이해하는 것과 서술적 표현으로 보는 것의 차이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명령형으로 본문을 읽게 되면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에서 무엇인가 소금적인 존재가 되어야 하는 의무와 책임으로서의 마음의 태도와 자세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목적이 되어 그것이 되고자 하는 삶을 요구 받게 되고 그렇게 되려고 애쓰게 됩니다. 여기에는 두 종류의 신자가 생겨나게 됩니다. 하나는 자신의 삶에서 소금 됨의 모습이 나타날 때 만족함과 자긍심과 더욱 나아가서는 자신의 신자로써의 존재감을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드러낼 것이 있고 나타낼 것이 있다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가를 확인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 이유와 내용과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당함과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반면에 세상에서 소금으로써의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신자들이 겪게 되는 고민이며 아픔입니다. 오히려 낙심하며 실망감을 안고 신앙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디를 보아도 세상의 소금은커녕 오히려 신자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때가 많아 신앙 생활이 위축이 될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부담감과 짊어 질 수 없는 어려운 짐으로 다가오게 되어 신앙 생활이 전혀 즐겁거나 행복하지 못하고 마지 못한 신앙 생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각기 다른 두 개의 상황들은 모두가 잘못입니다.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되라 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소금이 되라가 아니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것이 주는 것은 이미 되어진 상태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소금이 되어야 하며 소금이 되는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 살아야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되었기 때문에 소금으로써의 기능과 역할을 요구 받는 것입니다. 원문을 보면 세상의 라는 말이 게라는 헬라어로 세상보다는 땅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낫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땅의 소금이다 라고 한 것입니다. 땅의 소금은 우리가 아는 바다에서 인간의 노력으로 얻은 소금과 다릅니다. 땅의 소금은 소금으로 만들어진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노력이나 수고로 소금이 되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나타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소금이 되려고 애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금인 상태로 부름 받았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기에 우리의 부르신 자리에 대한 감사와 찬양이 있습니다. 소금으로 부르신 것은 우리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스스로는 소금이 될 수 없는 자리에 부르신 것이 신자에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며 귀한 자리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를 신자로 부르셨듯이 소금으로 부르신 것이며 그 역할을 우리에게 맡기신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신자가 소금으로 살아야 되는 이유와 목적을 주게 되며 신자의 삶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줍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생각할 것은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라고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의 현재의 능력이나 완전한 소금의 기능성을 소유함을 두고 하신 말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신자의 신분적 상태와 마찬가지로 신자가 가지는 존재적이며 기능을 나타낼 상태에 대한 선언인 것입니다. 우리가 신자가 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신자다운 모습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신자로써 자세나 태도나 삶의 모습이 훌륭하기 때문에 신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신자된 자는 그러한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요구 받기에 그렇게 살고자 애쓰는 것입니다. 그렇게 못 산다고 해서 신자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부족하지만 신자입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어린 아이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한 세상적이라고도 말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는 말도 이와 같습니다. 너희는 존재적으로 소금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소금이 가지는 기능을 소유한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대로 나타나고 나타나지 않고는 둘째의 문제입니다. 먼저는 너희는 소금이라는 그것을 인식하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소금이라고 인식하는 자들이 가지게 되는 삶의 자세는 소금임에도 그렇지 못함에 낙심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주님께 더욱 가까이 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소금이 그 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오직 그 맛의 근원이 되시는 분에게 가까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는 단연코 소금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며 소금의 자리에 설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금이 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이미 소금입니다. 세상의 소금으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신앙이 성숙해가듯이 우리의 삶도 주님을 닮을 수록 소금의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세상의 소금의 기능은 오직 주님을 닮을 때에야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소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닮으며 그분을 더욱 사랑하며 그분의 위해서 살려고 하는 애씀입니다. 그것이 소금이 참 소금으로써 그 기능과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