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시험에 대하여 생각해 볼 때에 우선 그 정의를 생각해 보면 우리는 시험을 결과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말은 죄를 짓게 되었을 때에 비로소 그가 시험에 들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존 오웬에 의하면 시험이란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모자라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성경적으로 볼 때 신자는 항상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뿐 아니라 그 뜻에 마음을 기울여 즉각적으로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치 곡식이 가득 찬 부대 자루를 찌를 때에 곡식이 쏟아지는 것처럼 신자의 내면은 완전하신 하나님께 대한 두려움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야 하며 여기서 모자라는 것이 곧 시험의 상태라는 것입니다.

        시험은 그 본질에 있어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이 그것입니다. 시험의 일반적 본질은 시험이 대수롭지 않은 것 가운데서 온다는 사실입니다. 시험이 시험이 될 수 있는가 없는가는 우리의 내적인 상태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그 시험이 자기를 성찰하는 약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시험과 함께 미끄러지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자가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서 깨어 기도하며 자신의 내적인 상태를 시험에 들지 않도록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는 상태 가운데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시험의 개별적인 본질로 그 시험이 악으로 연결될 때 적극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험은 인간의 의지적인 참여를 통해 적극성을 갖게 됩니다. 때로는 이 시험이 악을 가지면서도 괴로움을 동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고난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인간을 시험하시지만 개별적인 의미에 있어서는 누구도 시험을 하거나 시험을 당하시지도 않는 분이십니다. 인간이 시험에 빠지게 되는 것은 자신의 내면적 상태가 무방비 상태로 악에 적극적인 참여를 가지게 됨으로 인한 것입니다.

        시험과 유혹은 인간의 불순종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또한 악과 연결되어 발전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의 커다란 지혜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통해 하나님은 자신의 은혜의 부요함을 드러내시고 또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더 많이 알게 하시며 죄와 싸움에서 지혜를 갖게 하실 뿐 아니라 온전한 마음으로 매 순간 주님을 의지하는 가운데 성화의 길을 걷도록 장려 하십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시험하는 두 가지 목적은 첫째,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 주시기 위하여 시험하십니다. 인간은 자신 안에 있는 죄의 속임으로 자신의 영혼의 상태를 분명히 알지 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신자 안에는 은혜와 부패 모두가 자리 잡고 있어 바른 상태를 알지 못하게 될 때가 있는데 하나님은 그를 경고하거나 격려하실 목적으로 넓은 의미에서 시험을 행하셔 신자의 마음 안의 은혜와 부패의 상태 여부를 바르게 알게 하십니다.

        둘째는 하나님은 시험을 통해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 자신만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여기에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은혜를 막으심으로 자신의 힘으로 산다고 믿었던 것을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어떠한지를 알게 하십니다. 다음으로는 은혜를 새롭게 하시는 방법으로 인간에게 하나님 자신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시험을 통해 신자는 다시 새롭게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힘 그리고 은혜를 확인하며 그것들을 더욱 깊이 사모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렇기에 시험은 항상 신자가 이 땅에 사는 동안 있게 되는 것입니다.